가시돌기 · 종판 · 첫째 갈비뼈
척추 문서들이 반복해서 참조하지만 따로 설명될 자리가 없던 세 구조를 한자리에 모은 문서다. 가시돌기(극돌기)는 척추뼈 뒤로 뻗은 정중선 돌기로, 등에서 만져지는 울퉁불퉁한 줄기의 정체이자 인대와 등 근육이 붙는 지렛대다. 종판은 척추뼈 몸통과 추간판 사이의 얇은 판으로 디스크의 영양 통로 역할을 한다(, 자세한 내용은 종판 참조). 첫째 갈비뼈는 가장 짧고 가장 굽은 갈비뼈로, 좁은 위면 위로 목갈비근·빗장밑 혈관·상완신경총 아래줄기가 한꺼번에 지나는 붐비는 구간이다. 세 구조 모두 해부는 잘 확립돼 있지만, 손으로 만져 그 위치나 상태를 판정하는 일의 정확도는 생각보다 낮게 보고된다.
구조. 척추뼈는 앞쪽의 원통형 몸통과 뒤쪽의 고리(척추궁)로 이루어지고, 그 고리에서 뒤로 뻗어 나온 정중선상의 돌기가 가시돌기(棘突起, spinous process)다. 좌우 한 쌍인 가로돌기(횡돌기)와 달리 하나뿐이라, 피부 위로 세로줄처럼 늘어선 것이 손끝에 그대로 잡힌다.
부위마다 다른 모양. 경추의 가시돌기는 짧고 끝이 둘로 갈라진 형태(이분 극돌기)가 흔하다. 그중 일곱째 목뼈는 유독 길고 뚜렷해서 '솟을뼈(vertebra prominens)'라는 별칭이 붙었다. 흉추에서는 가시돌기가 길고 아래로 급하게 기울어 기와처럼 겹치는데, 이 때문에 손으로 만져지는 가시돌기의 높이와 같은 번호 척추뼈 몸통의 높이가 어긋난다. 요추는 다시 넓적하고 사각형에 가까워 거의 수평으로 뒤를 향한다.
무엇이 붙는가. 가시돌기 끝과 사이는 가시끝인대(극상인대)·가시사이인대가 잇고, 목에서는 이것이 넓은 판 형태의 목덜미인대로 이어진다. 근육으로는 승모근·능형근이 직접, 광배근은 흉요근막을 거쳐, 척추를 세우는 깊은 근육들은 여러 층으로 여기에 걸린다. 돌기가 뒤로 튀어나와 있다는 것은 곧 회전축에서 멀다는 뜻이고, 그만큼 척추를 펴는 힘에 긴 지렛대를 제공한다.
서로 맞닿는 경우. 요추가 뒤로 젖혀진 상태가 이어지면 인접한 가시돌기끼리 닿으면서 그 접촉면과 사이 조직에 변화가 관찰되는 소견이 보고돼 있다(바스트럽 소견). 다만 이 소견은 증상이 없는 사람의 영상에서도 드물지 않게 관찰되므로, 소견의 존재가 통증을 뜻한다고 읽어서는 안 된다.
척추뼈 몸통과 추간판은 직접 맞닿지 않고, 두께 1mm 안팎의 얇은 판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이 판이 종판이며, 디스크 쪽의 연골종판과 척추뼈 쪽의 뼈종판 두 층으로 나뉜다. 성인의 디스크는 인체에서 가장 큰 무혈관 조직이라 내부 세포가 혈관에서 직접 영양을 받지 못하고, 골수의 모세혈관에서 종판을 지나 확산으로 스며드는 경로에 의존한다. 이 통로가 좁아지는 것이 디스크 퇴행의 초기 사건 중 하나로 거론되지만, 그 인과 순서는 아직 가설 단계다.
구조·역할·영상 소견 논쟁을 포함한 자세한 내용은 별도 문서 종판에서 다룬다. 여기서는 흉곽·척추 문서에서 종판이 언급될 때 필요한 최소한만 짚는다.
형태. 첫째 갈비뼈는 열두 쌍 중 가장 짧고 가장 심하게 굽어 있으며, 다른 갈비뼈가 좌우로 납작한 것과 달리 위아래로 납작하다. 그래서 넓은 위면과 아래면을 갖게 되고, 이 위면이 여러 구조가 지나가는 통로가 된다.
위면 위의 교통량. 위면 한가운데에는 앞목갈비근이 붙는 작은 결절(목갈비근 결절)이 있다. 이 결절을 기준으로 앞쪽에는 빗장밑정맥, 뒤쪽에는 빗장밑동맥과 상완신경총의 아래줄기가 지나는 얕은 고랑이 각각 파여 있다. 중간목갈비근은 결절 뒤쪽에 붙는다. 즉 팔로 가는 주요 혈관과 신경이 첫째 갈비뼈 위를 나란히 넘어간다. 사각근과 첫째 갈비뼈, 그리고 그 위를 덮는 쇄골 사이 공간이 흉곽출구증후군 논의에서 반복 등장하는 이유가 이 배치에 있다( 해부 / 공간 협착과 증상의 관계).
관절과 움직임. 뒤쪽으로는 첫째 등뼈 몸통하고만 관절을 이루어, 두 척추뼈에 걸쳐 붙는 아래쪽 갈비뼈들과 다르다. 앞쪽은 첫째 갈비연골을 통해 복장뼈 자루에 연결되는데, 이 결합은 연골결합이라 사실상 움직임이 거의 없다. 위쪽 갈비뼈들은 호흡에서 복장뼈를 앞위로 들어 올리는 이른바 '펌프 손잡이'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기술된다. 목갈비근은 조용한 호흡에서도 위쪽 갈비뼈에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어, 예전처럼 '힘들 때만 쓰는 보조근'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있다.
변이. 일곱째 목뼈에서 여분의 갈비뼈가 자라는 목갈비뼈(경늑골)는 인구의 1% 안팎 이하로 보고되며, 대부분은 평생 증상 없이 지나가고 우연히 촬영한 영상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변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증상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해부학적 변이 참조.
손끝으로 분절 번호를 특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부정확하다. 숙련된 도수 물리치료사들이 촉진으로 요추 가시돌기를 지목하고 그 위치를 방사선 영상으로 확인한 연구에서, 표시된 지점이 목표한 가시돌기 위에 있거나 한 분절 이내 오차 안에 든 비율이 72%였다(Harlick 외, 2007). 바꿔 말하면 한 분절을 넘는 오차가 드물지 않았다는 뜻이다. 목을 숙였을 때 가장 튀어나온 돌기가 항상 일곱째 목뼈인 것도 아니어서, 첫째 등뼈가 더 튀어나와 보이는 경우가 흔히 보고된다. "몇 번 척추가 틀어져 있다"는 식의 촉진 기반 단정이 조심스러워야 하는 이유다.
"첫째 갈비뼈가 올라가 있다"는 서술. 수기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지만, 손으로 첫째 갈비뼈의 위치나 높이를 판정하는 일의 검사자 간 일치도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충분치 않다. 목·어깨 부위 불편감을 특정 갈비뼈의 위치 이상으로 환원해 설명하는 서술은 근거보다 앞서 나간 것이다.
해부가 확립된 것과 그 해부로 증상을 설명하는 것은 다른 층위다. 이 문서에서 을 붙인 것은 구조의 형태·부착·경로에 관한 기술이다. 같은 구조가 어떤 증상의 원인인지에 관한 주장은 별개의 근거를 요구하며, 대개 그 근거는 훨씬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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