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 ≠ Tissue Damage
통증의 크기는 조직 손상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 통증과학의 출발점이다. 통증이 전혀 없는 건강한 사람의 영상(MRI 등)에서도 디스크 퇴행·팽윤, 회전근개 이상 같은 소견이 나이가 들수록 매우 흔하게 발견된다는 대규모 연구들이 이 명제를 뒷받침한다.
통증의 강도가 조직 손상의 크기와 늘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명제는 현대 통증과학의 출발점으로 다뤄진다. 손상이 없어도 통증이 실재할 수 있고(통증은 뇌의 보호 결정 참고), 명확한 구조적 이상이 있어도 통증이 없을 수 있다는 비대칭이 핵심이다. IASP(국제통증연구협회)의 2020년 통증 정의 개정에도 통증이 조직 손상과 동일하지 않은 다요인 산물이라는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이 명제의 신뢰도를 뒷받침하는 것은 "영상에 이상이 보인다=그것이 통증의 원인"이라는 통념을 무너뜨리는 대규모 통계다.
요추(허리) — Brinjikji 등(2015)이 통증이 전혀 없는 건강한 사람 3,110명(33개 연구 종합)의 척추 MRI/CT를 분석한 결과, 디스크 퇴행 소견이 20대의 37%, 50대의 80%, 80대의 96% 에서 발견됐다. 디스크 팽윤(bulge)도 20대의 30%, 80대의 84%에서 관찰됐다. 이 연구는 30대의 절반 이상이 이미 디스크 퇴행·높이 감소·팽윤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성인에게도 이런 변화가 우연한 소견일 수 있고 증상과 인과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다.
경추(목) — Nakashima 등(2015)의 무증상 자원자 1,211명 경추 MRI 연구에서는 디스크 팽윤이 전체의 87.6%에서 관찰됐고, 20대에서도 남성 73.3%, 여성 78.0%가 이미 디스크 팽윤을 갖고 있었다.
어깨 — 무증상 어깨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고찰(FIMAGE, 2025)에서는 무증상 어깨의 96%가 회전근개 이상을 1개 이상 갖고 있었고, 전층 파열의 78%가 통증이 없는 어깨에서 발견됐다.
무릎 — 무증상 성인의 무릎을 3.0T MRI로 분석한 연구에서는 거의 모든 무릎에서 반월판 파열·연골 병변 등 구조적 이상이 1개 이상 관찰됐다.
무증상자 영상 통계가 "손상이 있어도 통증이 없을 수 있다"는 쪽을 보여준다면, 반대 방향 — 손상이 없어도 극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 를 보여주는 예화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것이 이 일화다.
1995년 *BMJ*의 짧은 코너 "Minerva"에 실린 한 단락짜리 이야기다. 29세 건설노동자가 작업 중 15cm 길이의 못이 위로 솟은 널빤지 위로 뛰어내렸고, 못이 장화 밑창을 뚫고 올라온 순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응급실에서 펜타닐과 미다졸람 같은 강한 진정제를 투여받았다. 그런데 조심스럽게 장화를 벗겨 보니 못은 실제로는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의 틈을 지나갔을 뿐이었고 발에는 상처도 피도 긁힌 자국도 없었다.
조직 손상이 전혀 없어도 "지금 위험하다"는 뇌의 해석만으로 극심한 통증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통증신경과학교육에서 반복 인용되며, "발이 멀쩡했는데도 통증은 진짜였다"는 대비가 통증과 손상이 서로 다른 두 층위임을 드러낸다.
다만 근거의 층위는 정직하게 표기해야 한다. 이것은 정식으로 기록·검증된 임상 사례 보고가 아니라 잡지 칼럼 안에 짧게 실린 설명 수준의 일화다. 통증과학 관련 자료들 사이에서도 원 사건의 사실 여부나 출처를 두고 논쟁이 있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례"가 아니라 "유명한 일화로 회자된다"는 수준으로만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 이 명제를 뒷받침하는 통계적 근거는 앞의 영상 연구들이고, 이 일화는 작동 방식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교육적 비유에 가깝다.
오해: "MRI에 퇴행·팽윤이 보이면 그것이 통증의 원인이다." 위 통계들은 이런 소견이 통증 없는 사람에게도 나이가 들수록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상 속 '퇴행'이라는 단어는 무섭게 들리지만, 흰머리나 주름처럼 나이가 들며 흔히 나타나는 변화에 가까울 수 있다는 관점이 통증과학에서 논의된다. 영상 소견과 통증은 일대일로 맞물린 톱니바퀴가 아니라, 느슨하게 연결된 두 개의 다른 이야기에 가깝다는 비유가 쓰인다.
오해: "그러니 영상은 볼 필요가 없다." 이는 반대 방향의 과잉단정이다. 이 명제는 "영상 소견과 통증의 관계가 생각보다 느슨하다"는 관점까지만 다루며, 영상 검사 자체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이 문서의 범위를 벗어난다.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사례 — 퇴행성 척추전방전위도 비슷하다. Brinjikji 연구에서 척추전방전위 소견은 무증상 20대의 3%에서 80대의 50%까지 나이와 함께 흔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구조적 소견의 존재만으로 통증의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는 원리가 여기서도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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